도톨선생

북유럽 신화 : 토르를 농락한 우트가르트 로키

토르의 패배

묠니르를 되찾은 토르는 로키와 함께 거인족들이 있는 우트가르드로 향했다.

이들은 요툰헤임을 가기 위해 염소 마차를 타고 인간 세상인 미드가르드를 지나가던 중
우연히 가난한 농부 가족을 만나 잠을 얻어 자는 대신 토르의 염소로 식사를 제공한다.

이때 토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먹고 남은 뼈는 한 곳에 모아 두라고 한다.
하지만 너무 배가 고팠던 걸까 농부의 아들인 티알피는 뼈 하나를 슬쩍하게 된다.

다음날 토르는 염소가죽과 모아둔 뼈에 묠니르를 올려두자 염소가 되살아났다.
그런데 되살아난 염소들 중 한 마리가 다리를 절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보고 토르는 가난한 농부 가족을 찾아가 무섭게 화를 냈다.
이에 가족들은 두 손을 빌며 살려달라 청한다.

인간에겐 따뜻했던 토르는 대신 농부의 아들인 티알피와 딸 로스크바를 자신의 하인으로 데려간다.

요툰헤임에 밤이 되어 도착한 이들은 잘 곳을 찾던 중 거대한 집을 발견한다.
그렇게 잠을 자던 중 거대한 지진이 일어나 깨게 되고 옆 방으로 이동해서 잠을 잔다.

아침에 일어나 집에서 나왔는데 스크리미르라는 정말 거대한 거인이 잠을 자고 있었다.
간밤에 일어났던 지진은 거대한 거인 스크리미르가 코를 골며 생긴 진동이었으며, 잠을 잤던 거대한 집은 스크리미르의 장갑이었던 것이다.

아무렇지 않은 척 토르는 자신들은 우트가르트로 간다고 이야기를 한다.
이 말은 들은 거인 스크리미르는 자기도 같은 방향이니 동행하자며 토리 일행의 짐도 들어준다고 한다.
거절할 이유가 없던 토르는 스크리미르의 보따리 안에 짐을 넣고 출발한다.

이윽고 저녁이 되어 거처를 정하게 된 스크리미르와 토르 일행들.
스크리미르는 보따리에서 음식을 꺼내 먹고 먼저 자러 가게 되며, 토르에게 식사를 하라고 보따리를 넘겨준다.

토르가 식사를 하기 위해 보따리를 풀려하는데, 토르 조차 풀 수 없었으며 결국 저녁을 굶게 되었으며
설상가상으로 스크리미르는 코까지 골며 잠을 자고 있었다.

이에 열이 받은 토르는 자고 있는 스크리미르의 머리를 묠니르로 힘껏 내려쳤다.
그런데 일어난 스크리미르는 "나뭇잎이 떨어졌나?" 라고 말한뒤 다시 잠들었다.

이어서 토르는 있는 힘껏 한번 더 묠니르로 내리 쳤는데 스크리미르는 역시나 멀쩡했고
마지막으로 죽일 힘을 다해 한번 더 내려쳤지만 스크리미르는 "새똥을 맞았나?"라고 말하며 일어났다.

스크리미르에게 압도당한 토르는 풀이 죽은 채 우트가르트에 도착했다.
성안으로 들어가자 우트가르트의 왕인 우트가르트 로키가 토르 일행을 환영했다.

하지만 우트가르트 로키는 이 성에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자들만 머물 수 있다고 능력을 보여달라 요청한다.
이에 로키는 누구보다 음식을 빨리 먹을 수 있다며 자신한다.

그렇게 우트가르트 로키의 부하인 로기와 음식 빨리 먹기 대결을 하게 된다.
이 둘은 비슷하게 음식을 모두 먹어치워 버렸지만 로기는 한술 더 떠 고기 뼈, 접시, 식탁까지 모두 먹어치워 결국 로기가 판정승이 되었다.

다음으로 미드가르드에서 가장 빠른 인간이었던 티알피는 누구보다 빨리 달릴 수 있다며 자신한다.
우트가르트 로키는 저렇게 빨리 달리는 인간은 처음 봤다면서 상대로 부하 후기를 내보낸다.
티알피는 후기와 3번을 대결하여 2번이나 무승부를 냈지만 마지막 대결에서 패배를 하고 만다.

마지막으로 나선 토르는 자기의 능력은 술 마시기라고 얘기를 한다.
이에 우트가르트 로키는 평범한 술잔을 주며 우리 거인들은 세 모금만에 잔을 비울 수 있다며 도발을 한다.

토르는 자신만만하게 술잔을 들고 술을 들이켰다.
그런데 술잔의 술은 그대로였고 토르는 이상히 여기며 다시 한번 더 술을 들이켰다.
하지만 역시나 술잔은 변화가 없었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한계까지 술을 들이켰지만 아주 조금밖에 내려가지 않았다.

우트가르트 로키는 토르를 비웃으며 센 힘도 허풍이 아니냐며 도발을 한다.
이에 토르는 자기의 힘을 시험해보라 한다.

그래서 우트가르트 로키는 성에 있는 고양이를 바닥에서 들어 올려 보라 한다.
하지만 토르는 아무리 힘을 써도 다리 하나를 떼어내는 게 고작이었다.

계속되는 굴욕에 마지막으로 토르는 가장 자신 있는 씨름을 제안한다.
우트가르트 로키는 코웃음을 치며 거인족 노파인 엘리를 이겨보라 한다.

토르는 엘리와 씨름을 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꼿꼿이 버티는 엘리를 이기지 못해 한쪽 무릎을 꿇어 패하고 말았다.
토르 일행은 완벽하게 패배하였지만 우트가르트 로키는 하룻밤 동안 정성껏 대접을 했다.

다음날 떠나려는 토르 일행에게 그동안에 일의 진상을 털어 놓는다.
그러더니 우트가르트 로키는 처음 만났던 거대 거인 스크리미르로 돌아온다.

우트가르트 로키는 스크리미르가 변장한 모습이었고, 식량 보따리는 그냥 묶어 놓은 게 아닌 쇠끈으로 단단히 묶어놓았고, 토르가 스크리미르의 머리를 세번 때렸을 때는 실제 스크리미르의 머리가 아닌 근처 산이였다.

또한 성에서의 대결도 속임수였다.
로키와 음식 빨리 먹기 대결을 한 로기는 모든 걸 태워버릴 수 있는 '불'이었으며, 티얄피와 달리기 시합을 했던 후기는 빛보다 빠른 '생각'이었으며, 토르가 들이킨 술잔은 사실 바다와 연결되어 있어 아무리 마셔도 줄어들지 않았던 것이다.

또한 한쪽 발밖에 들어 올리지 못한 고양이는 세계의 몸을 두르고 있는 '요르문간드'였으며, 거인 노파 엘리는 '세월'이었다.

이 말을 듣고 머리 끝까지 화가 난 토르는 스크리미르를 죽이기 위해 묠니르를 들어 올리는 순간!
스크리미르는 사라지고 말았고 그 큰 우트가르드 성마저 존재하지 않았던 거처럼 모두 사라져 버렸다.